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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떻게 기도할까

이 글은 '2009 IVF 기도제목 책자의 기조'라는 제목으로 소책자의 머리글로 쓴 것입니다.

금년 기도제목은 통일의 주체인 대한민국, 북한에 대해 각각 요구되는 변화와 노력을 짚어보고, 분단의 주체이자 오늘날까지 갈등의 당사자인 미국의 입장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소망을 꼽아보고자 한다.

다시 대한민국 안에서는 정치인, 일반국민, 교회와 기독교인, 그리고 IVFer들과 같은 기독청년학생들의 자세와 태도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구할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는지 느껴보려고 한다.

2009년 남북의 평화정착과 교류협력을 위해 애써오던 두 전직 대통령을 잃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에는 두 정권 10년간의 대북교류 노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혹한 평가도 한 몫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냉혹한 평가의 원인에는 두 정권의 노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북한이 남측의 호의에 상응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기에 국민들이 ‘피로감’에 시달린 까닭이 더 크게 느껴진다. 따라서 이 기도제목이 전달되지 않는 북한의 변화를 하나님께 직접 요청하려고 한다.

요즘 하나님께서 필자에게 주시는 도전은 ‘소망’과 ‘이상주의’에 관한 것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고 했고, 하나님은 각 사람의 마음에 소망을 두고 일하신다고 했다.

반대편에서 보면 인간은 ‘소망’이 있을 때 가슴이 뛰고 어떤 변화를 일으키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의기소침하며 무력감에 빠진다. 2000년 분단 이후 첫 정상회담이 이뤄졌을 때 국민들은 그 사건만 본 것이 아니라 통일의 가능성이라는 ‘소망’을 발견했기에 흥분하며 박수를 쳤다. 그리고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남북은 무력감에 빠져있다.

소망은 다수결에 의해 넣고 빼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영웅, 때로는 정부, 때로는 교회가 먼저 나서서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을 보여줄 때 국민들의 마음은 달아오르고 ‘더 나은 세계, 더 나은 한반도’를 향한 소망이 자리 잡는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에는 ‘더 나은 사회’에 대한 패배주의가 만연하다. 가깝게는 청문회에 나서는 공직후보자들마다 ‘위장전입’과 ‘투기의혹’을 기본으로 달고나오니 정직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바보스럽게 느껴지겠는가. 이런 사람들이 지도층인 채로 통일을 이루기도 어렵겠거니와 그런 통일이 행복한 것이겠는가. 또 하나의 패배주의는 한반도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어쩔 수 없으니 강대국 상황이나 살피면서 이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식의 부족과 왜곡에서 비롯된 지나친 자기비하다.

패배주의가 문제인 이유는 이 글과 기도제목을 읽지도 않게 만든다는 데 있다. 말씀을 아는 영혼조차 말씀 앞에 떳떳치 못하고 확신 없는 삶을 헤매게 만들고 비전과 사명에 입각한 어떤 행위도 무의미하게 만든다. 곧 ‘더 나은 사회’에 대한 도전은 흔히 ‘허황된 이상주의’로 몰아붙여지며 때로는 ‘이상주의자는 부도덕하다’, ‘이상주의는 빨갱이의 특징이다’라는 식으로 비화된다.

어떤 대륙에 각기 잘 살고 있는 30개의 국가가 있다. 인종과 역사가 다르며, 장구한 세월에 걸쳐 서로 크고 작은 전쟁도 치렀다. 이 국가들이 평화를 위해 서로의 주권(sovereignty)의 일부를 양보하면서까지 ‘통합’을 시도하려 한다. 이 통합을 민족과 역사를 공유하며 한 번 싸운 적이 있는 남북한의 통합과 비교한다면 어느 쪽이 더 허황된 ‘이상주의’인가?

앞의 예는 유럽공동체(EU)다. ‘허황된 꿈’이자 ‘이상주의’같아 보이는 EU는 이미 화폐 통합을 넘어 EU헌법을 논하고 있으며 늘 ‘현실’이 무서운 한반도는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강물에 대해서도 ‘소통’을 못해 아까운 목숨들을 잃었다.

주님이 오시기 전 지상에서 유토피아는 이뤄질 수 없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 사회를 보면 결코 유토피아의 수준이 아닌 실현 가능한 ‘더 나은 공동체’ 수준의 소망에 ‘허황된 이상주의’라는 굴레를 덧씌우면서 실천으로 가는 길을 막고 패배주의를 양산하고 있다. 패배주의에 빠진 젊음은 절망 혹은 이기주의를 택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이 절망의 현실에 무릎 꿇는 것을 거절하고, 더듬이를 세워 소망의 이유를 찾는 동시대의 젊은이들을 길러두셨을 줄 믿으며 이 기도의 제목이 그들에게 전달되며 하나님께 상달되기를 기도한다.
2009.9
윤환철.

일별 기도주제(아래 순서로 기도제목과 기도문을 올립니다)

10월 5일(월)

현실에 무릎 꿇지 않고 소망을 찾고 구하게 하소서

나 자신

교회와 목회자

대통령과 정부

10월 6일(화)

대한민국이 평화와 통일을 기획하고 실행하게 하소서

성도와 시민

전문가와 관료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

10월 7일(수)

북한의 개방과 변화를 강권하소서

김정일 개인의 사고변화

관료들의 정직한 행동

인민들의 주권인식과 민주화 요구

10월 8일(목)

미국을 전 세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도구로 써 주소서

오바마의 평화지향 정책이 성공하도록

북미 대화로 한반도 비핵화의 초석을 놓도록

항구적 평화를 위해 정전협정과 북미수교가 이뤄지도록

10월 9일(금)

북한 동포들, 이산가족들, 새터민들을 긍휼히 여기소서

굶주림, 질병, 억압에서 자유하게 하소서

이산가족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새터민들의 친구가 되게 하소서

10월 10일(토)

한반도에 새 날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싸움을 그치고 평화를 이룩하게 하옵소서

한반도에 공의와 평화가 입 맞추게 하옵소서

한반도에 더 나은 새 나라를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