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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 독파기 ④김정일 위원장의 남한‧세계 여론과 정치구도 인식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 독파기 ④김정일 위원장의 남한‧세계 여론과 정치구도 인식

◦ 김정일 위원장은 남북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지적했다. 그것들은 ❶분단 상황을 ‘속으로’ 좋아하는 주변국들, ❷“대국들에 장단을 맞추는 ‘자주성 결여’”(←남측 여론을 겨냥), ❸적대관계 해소의 우선성, ❹외부 세계의 정권교체 혹은 권력이동(기업포함)에 따라 합의가 존중되지 않는 것 등이다.

◦ 이 가운데, 흥미로운 부분은 그가 남한의 여론과 그에 따른 정치구도 변동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들이다. 이는 남한의 여론 지형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게 거의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 남한을 포함한 바깥세계의 ‘여론’은 남북 협력사업의 안정성으로부터 남북 간 합의의 안정성, 자신의 남한 방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의 주요 고려 대상이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북한의 여론과 군부의지지 등을 주요 변수로 언급한다. 언급 내용을 인용 형식으로 발췌한다.

● 선언과 합의가 존중되지 않는 문제
- “자꾸 선언을 내자고 제기하길래. 7.4 공동선언 때 우리민족이 대단히 화해에 넘쳐나서 그걸 크게 기대를 걸었는데, 이런 저런 정권의 교체와 정세변화로 해서 빈종이짝이 되고 말았다. 근데 대통령께서 제기하는 모든 문제 또 우리가 합의본 이 문제를 놓고 다시 문서화해서 내면 이게 또 빈종이짝이 되지 않겠는가.”
- “난 6.15 공동선언이 아주 훌륭한 문건이라고 생각… 6.15공동선언 5년 동안의 역사 시간을 보면 그저 상징화된 빈구호가 되고, 빈 종이, 빈 선전곽이 됐다”
- “빈말이 될 바에는 어느것 하나를 기준으로 해서 그 기치를 들고 나가면 좋지 않겠는가”

● 남한 여론과 정치가 “대국들의 장단에 맞추”는 데 대한 불만 ← 핵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정리자 추측)
- “우리민족이 자주성 결여로 지금 대국들의 장단에 맞추는… 정치문제도 그렇고…”
- “남쪽 사람들이 자주성이 좀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자꾸 비위 맞추고 다니는 데가 너무 많다”

● 북한 내 ‘여론’을 내세움
- “우리 인민들은 아마 개성걸 크게 기대를 안 가지고 있었다고 사람들이, 남쪽 사람들에게 땅만 빌려준 거 아니야 이런 말도 하고. 그저 정치적인 대화에 말빨감이나 만들어준 게 아니야 우리 인민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개성공단 확대 요구, 공단 추가는 거절.

● 군부와 내각(경제부문) 간의 갈등을 암시
- “개성은 평화의 상징이라 해가지고 그건 많이 양보했는데 … 해주는 군사력이 개미도 들어가 배길 수 없을 정도로 군사력이 집중 … 개성에서 어떤 모범을 보이고 실제 그만한 걸 희생시키면서라도 공단 차려가지고 어떻게 민족 번영에 이바지하겠는가 하는 게 우리가 납득이 될 때 그땐 우리 개성 아니 해주 달라면 그땐 줘야지요 … 그러니까 지금은 군대가 우선 반대할 테고… 지금 개성 당연히 무슨 내각에다가 경제 행위꾼들에게 아마 아직 개성에서 맛도 못본 주제에 무슨 뭐 때문에 해주를 또 내라고… 우리 그럼 자연히 군대는 다 물러 돌아서는 거나 같은 건데… 아마 안할 거라고 생각”
- 이후 남한에서도 군부는 협력에 소극적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이 있은 후 군부의 속성에 대해서 “완고한 2급 보수라 할까요?(웃음)”라고 대응.

● 남한 기업들의 한계 지적과 불만,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
- “남쪽은 경제체제가 우리하고 다르니까 … 어떻해든지 뭐든 의견을 내놔서 합의가 되면은 남쪽 정부가 나서서 하는 걸로 돼야지… 그 기업단위로 했다가는 … 이번 그 보세요 우리가 현대 하나 해보다가 … 창업자가 돌아가고 그다음에 그 창업자의 의도를 따르자고 하던 사람들이 또 돌아가고 … 지금 현정은 여사가 하나 있는데 … 그저 금강산 하나 경우 유지하는데 … 숱한 계획했던 게 다 무너지고…”

● 남한 방문과 여론(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을 연관지어서 생각(노무현 대통령이 “남측 방문은 언제 해 주실랍니까?”라고 질문하자.
- “지금 가자고 해도 전 세계가 놀래서 와락와락 할 때 내가 뭐하러 가겠어요”
- “남측도 정서가 있는 것인데 지금 한나라 사람들이랑 너무 그렇게 나오는데, 우리가 뭐하러…호박 쓰고 어디 들어간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 그렇게 하려고 하겠습니까?”
- <이후 김정일은 육로 소요시간을 묻는 등 방남에 대한 약간의 기대를 나타냈고, 이후 대화는 ‘남북 간 왕래’ 문제로 확대된다>

●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상을 들은 뒤에
- “남측의 반응은 어떻게 예상됩니까?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 <얼마 남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를 의식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