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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 독파기 ⑤바다 뿐 아니라 하늘의 경계선도 내주지 않은 채 협상에 성공하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 독파기 ⑤바다 뿐 아니라 하늘의 경계선도 내주지 않은 채 협상에 성공하다.

◦ 정작 NLL에 대해서는 이미 친절한 그림까지 나왔거니와 내용도 매우 간단하다. 결코 노무현 대통령은 NLL을 ‘괴물 같다’고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또한 해상 경계선은 영공 경계선과 연동되어 있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은 바다와 하늘의 경계선 모두를 확고히 하면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의 틀을 진일보시키려 했다.

-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경계선(NLL보다 현저하게 남쪽)과 NLL사이의 넓은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하자고 주장했다. ← 이 경우 NLL이 뒤로 후퇴하고 백령도와 연평도가 평화수역 내에 위치하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거절한다.
▷ “이걸 풀어나가는데 좀더 현명한 방법이 있지 않겠느냐…거기 말하자면 NLL 가지고 이걸 바꾼다 어쩐다가 아니고…그건 옛날 기본합의에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하고” ⇐ “기본합의의 연장선상”이란 남북기본합의서에 “제10조 … 해상불가침구역은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 제11조 공중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은 지상 및 해상 불가침 경계선과 관할 구역의 상공으로 한다”

-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의 NLL 중 연평도를 제외한 서쪽으로 마치 휴전선을 두고 남북 동일 거리의 비무장지대가 있는 것처럼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백령도 북서쪽에 또 하나의 평화수역을 설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 이 안은 북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상호 이득이 되고, 중국 어선들의 불법 어로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 “안보군사 지도 위에다가 평화 경제지도를 크게 위에다 덮어서 그려보자 … 그래서 서해평화협력지대라는 큰 그림을 하나 그려놓고, 어로협력 …한강하구 공동개발 … 해주 … 개성공단 연장 … 전체를 평화체제로 … 쌍방의 경찰들만이 관리하자”

- 노무현 대통령이 이 설명을 마치자 김정일 위원장은 구체적인 경로까지 언급하고 명백하게 동의한다.
▷ “해주항에서 강령군 쪽으로 오게 되면 개성하고 연결되는 철교가 있습니다. 그 철길만 조금 손질하면 그저 개성에서부터도 해주로 기차로 오고, 해주항에서 기차로 개성으로 가고.”
▷ “평화지대로 하는 건 반대 없습니다. 난 반대없고…”

◦ 아이러니하게도 남북 정상 간 회담의 무게는 북한의 독재 체제 때문에 더 커진다. ‘한 사람’을 설득하면 너무나 많은 부분이 풀리는 것이다. 반대로 그 한 사람을 설득하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이 협상 성공의 기록은 그것이 실현될 때까지 잠시 숨어있었어도 좋았을 것이다. 노무현의 (협상)성공이 한반도의 성공을 앞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